아파트에 살면서 보일러를 틀었는데도 우리 집 난방비가 0원이 나왔다면 모른 척 넘어가는 게 맞을까요?
몇 해 전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난방비 0원 아파트가 올겨울 또 나왔습니다.
어찌 된 사연인지 한동오 기자가 보도합니다.
[기자]
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.
한 입주민의 12월분 관리비 고지서입니다.
저렴하다는 지역난방인데도 난방비가 무려 19만 원.
사용량이 1년 전과 같은데도 난방비가 2배 넘게 많이 나온 집도 있습니다.
[아파트 주민 A 씨 : 작년에는 난방비가 한 10만 원 단가로 나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단가가 13만 원, 14만 원…. 작년하고 올해하고 사용분은 똑같거든요. 그런데 단가만 오른 거예요.]
단가가 오른 이유를 관리사무소에 물었습니다.
난방비가 아예 0원 나온 집들 때문이라고 말합니다.
[관리사무소 관계자 : 한 달에 한 번씩 검침을 하지 않습니까. 검침을 했는데 계측 안 된 세대가, 0세대가 많다고…. 이상하잖아요.]
그것도 한두 집이 아니라 9백 가구.
전체의 절반에 달합니다.
총사용량은 비슷한데, 0원이 나온 집이 많다 보니 나머지 가구의 단가가 올라간 겁니다.
왜 0원이 나왔을까.
이유는 계량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.
이 아파트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이렇게 외부에 있는 검침기로 난방 사용량을 측정하는데요.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봤더니 이렇게 검침기에 아예 불이 들어와 있지 않은 세대도 다수였습니다.
계량기가 돌아가지 않는 겁니다.
실제로 지난겨울 0원이 나왔던 한 집은 계량기 건전지를 교체하자 올해 15만 원이 나왔습니다.
[아파트 주민 B 씨 : (작년에 배터리 갈고 나서 난방비 오르셨다고….) 예. 최근에 와서 최고, 이게 처음이에요, 이번에.]
새로 설치한 지 10년이 지나다 보니 고장이 났거나, 일부러 방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.
9억 원을 들여 모두 교체하는 건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고, 과거 난방비를 기준으로 0원이 나온 가구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일부 주민이 반발하는 상황.
내 돈 한 푼 아끼려는 얌체 심보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이웃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.
YTN 한동오[hdo86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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